“도램마을 8단지 승강기를 지하주차장까지 연결시켜 주세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로 생활 터전을 내준 원주민들이 거주하는 임대아파트 도램마을 8단지 주민들이 10년째 승강기 지하 연결 싸움을 세종시청과 벌이고 있다.

일명 행복아파트로 불리는 도램마을 중 유독 8단지 3개 동에만 지하주차장과 연결 승강기가 없어 “요즘 아파트에 이런 곳도 있는가” 하는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801, 802, 803동 등 3개동 500세대가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원형으로 자리한 이 아파트에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은 광장 가운데 위치한 승강기로 접근거리가 단지별로 50~70m까지 떨어져 있고, 계단·도로를 지나가야 해 불편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일반 주민도 지하에 주차하고 중앙 승강기를 이용해서 1층으로 올라온 후 다시 각 동별로 이동하는 데 따른 문제도 있지만, 장애인이나 노약자의 경우 사실상 이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지상 주차장 이용을 둘러싸고 주민 간에 마찰을 빚는 등 불편한 승강기 이용이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전임 시장이 재직할 때 주민 요구 수용을 약속했으나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퇴직했고, 현 시장은 아예 답변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주민 요구는 각 동별로 설치된 승강기 7대를 다른 지역 아파트와 같이 지하주차장까지 연결시켜 1층에서 내려 중앙광장으로 이동 후 지하로 내려가는 불편을 없애달라는 것이다.

이런 구조를 가진 아파트는 세종시에서는 전무해 “어떻게 이런 아파트 설계가 가능했는지 알 수 없다”는 반응과 함께 “행복도시를 위해 삶의 터전을 내어준 댓가가 고작 이런 것이냐”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주민불만이 커지자 도램마을 8단지 아파트 입주자 대표협의회는 지난 11일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앞으로 ‘지하주차장에서 승강기 각동으로 이동이 불가하여 불편한 민원 건’이라는 공문을 보내 의회 차원에서 다뤄줄 것을 요청했다.

승강기 구조 개선 문제가 8단지 집단민원으로 번져 나가자, 세종시는 노후된 승강기 교체를 시의원에게 약속했으나 시공성, 경제성 및 편의성 등을 감안, 현재와 같은 지상 간접진입 방법이 가장 적합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차장 진입 방법과 관련, 세종시는 4가지 안을 모색했으나 공사 시 주민 소개 등의 어려움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으며, 공사비는 약 41억원이 드는 것으로 세종시의회 의원에게 답변했다.

주민 임영학씨는 “승강기는 노후화돼 교체가 불가피하지만 차제에 지하까지 연결하는 공사가 있어야 한다”며 “주민 불편을 감안해 이번 기회에 세종시에서 민원을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세종시 관계자는 “이 아파트를 위탁관리하는 세종시설관리공단이 건축사에게 개략공사비를 받아본 결과 나온 약 41억원의 공사비도 공사비이지만, 공사 기간이 6개월 걸리는 것으로 나왔다. 이 공사 기간 6개월동안 입주민들이 승강기 사용을 전혀 사용할 수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라며 “가장 높은 20층 등 고층에 사는 노인 등 주거약자들은 6개월 동안 승강기 없이 어떻게 출입을 하나? 아파트 안전도에도 우려할 만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중규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