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도 청정해지길 바랍니다"
"불교계도 청정해지길 바랍니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8.05.22 0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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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효림 경원사 스님, "진보의 가치는 사회의 바람직한 변화"
   효림스님은 초파일을 맞아 불교계가 미투 운동으로 보다 청정해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사회를 맑게 하는 미투(Mee  Too)운동이 일어나는 것처럼 종교계도 초파일을 맞아 청정한 승가를 구현하길 진정으로 기원합니다.”

세종시에서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임효림 스님을 ‘부처님 오신 날’을 닷새 앞둔 지난 18일 전동면 동막골에 위치한 경원사에서 만났다. 마침 ‘5.18광주민주항쟁’ 기념일이어서 스님을 기자를 텔레비전이 나오는 곳으로 안내했다.

곁눈질로 중계방송을 보면서 “불교계가 종단 안팎으로 잡음이 많아 하루 빨리 청정해줬으면 좋겠다” 며 종단 문제로 말문을 열었다.

불교계 수장이라할 수 있는 총무원장의 MBC PD 수첩 관련 의혹을 해명하던가 아니면 자리에서 물러나 종단이 깨끗해지길 바란다는 말과 함께 ‘청정도량구현’ 이 올 초파일에는 시작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불자들에게 한 말씀을 부탁하자 역시 그 발언으로 이어갔다. 불교는 불도를 수행하고 불교사상을 사회적으로 실현해 아름다운 인격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그런 만큼 불자들이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적폐를 청산하고 내면적인 인격을 갖추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효림스님은 종교의 사회참여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구도자이다. 세종참여 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를 거쳤고 전태일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진보의 색깔로 사회의 변화를 능동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 세종시의 행정수도 관련 질문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행정수도로 개헌운동을 가열차게 해온 그는 “6월 개헌을 물 건너갔지만 지방선거 후 여·야 합의로 개헌이 이뤄져서 명실상부한 행정수도가 되었으면 한다” 고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재차 기원했다.

명품 도시라는 개념도 일반적인 것과는 다르게 해석했다.

“명품도시가 뭐냐, 시설이나 시민들이 명품이면 그게 명품도시일까. 아니다. 친환경도시가 되는 게 명품도시다. 금강에 맑은 물이 흐르고 금개구리가 살고 철새가 날아오고... 그런 공원이 만들어지면 명품도시의 1차적인 조건은 되는 것이다.”

이 말 끝에 중앙공원 문제를 언급했다. 금개구리 서식지를 보호해야 하고 원안대로 개발이 되어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종시 지방선거로 화제를 돌렸다.

스님은 기본적으로 견제와 균형의 문제를 들고 나왔다. 이른바 ‘싹쓸이’를 경계하면서 “몇 석이라도 야당에서 가져갈 것으로 보지만...”하면서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일당독주에서 올 수 있는 정치적인 폐단을 우려하고 “경선 원칙을 세웠으면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경선을 했어야 했다”며 당내 후보자 선출과정을 기득권 지키기로 해석했다. 

스님은 세종시의회 원 구성 후를 걱정하면서 “시의원을 이끌어 갈 리더가 없다” 며 “민주당이 다수당으로서의 문제가 아니라 여당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느냐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스님은 세종시 의원 선거와 관련, 일당 독주를 경계하면서 원구성 후 리더십의 부재를 우려했다.

‘진실이 잠들면 요괴가 눈을 뜬다’. ‘동으로 기운 나무는 동으로 넘어진다’라는 말을 좋아하는 그는 “진실이 침묵하고 은폐될 때 문제는 발생한다”고 말하면서 “특히, 언론의 역할이 감춰진 진실을 밝히는 것인만큼 잘 해달라”고 당부를 했다.

그러면서 차기 세종시의원들에게 “애초부터 권력을 탐하면 권력 쪽으로 넘어져서 코가 깨진다”는 말로 의정활동에 경계를 삼아줄 것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점심 공양 후 시작된 인터뷰는 약 2시간이 흘렀다. 마칠 때가 됐다.

“진보 운동을 해서 성과를 내고 부귀영화를 누리는 게 아니다. 국가 사회를 진화시키고 자기 인격을 발전시키기 위해 지금까지 이 운동을 해왔다. 엄격하게 따지면 국가 공헌보다 나의 정체성, 인격 형성에 바탕이 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게 진보운동이 준 결과다.”

진보의 가치를 사회의 바람직한 변화로 평가하고 평생동안 이 운동에 몸담아온 스스로를 이렇게 정리하면서 부처님 오신 날을 즐겁게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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