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 바둑 프로 9단이 왔다"
"세종시에 바둑 프로 9단이 왔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5.08.12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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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룡 프로기사, 도담동에 둥지틀고 9월 협회 창립 예정

   김성룡 프로 9단이 세종시 바둑협회 창립을 주도하면서 오는 14일 발기인대회를 열게됐다.
오는 9월까지 세종시 바둑협회가 창립된다. 세종시 바둑 매니아들에게는 분명 기쁜 소식이다. 그것도 승부 세계의 팽팽한 긴장감 뒤에 오는 허무(虛無)까지 뛰어넘는다는 입신(入神)의 경지에 오른 김성룡(40) 프로 9단이 주도하고 있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전국 17개 시도에 바둑협회가 없어 소년체전과 전국 체전에 참여하지 못하는 곳은 세종시 밖에 없습니다. 바둑은 스포츠의 한 영역으로 분명하게 자리 잡았는데도 불구하고 협회가 없다보니 대표 선수 육성도 불가능하고 대외적으로 세종시를 알리는 데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지난 5월 행복도시 도담동으로 이사 온 김성룡 프로는 11일 오전 11시 ‘세종의 소리’를 찾아 “건전한 바둑 문화를 육성하고 각종 대회를 유치, 바둑의 생활화에 이바지 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세종시로 내려온 이후 바둑협회를 만들기 위해 그야말로 동분서주(東奔西走)하고 있다. 이미 다 갖춰진 타 지역보다 만들어가야 하는 세종시의 역동성에 반해 서울 생활을 접고 세종시로 왔다.

“누구 누구인지 몰라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한 두 사람 만나다보니 이제는 발기인 대회를 할 정도로 조직을 어느 정도 갖춰가고 있습니다. 약 19명으로 구성될 임원진은 구성을 마쳤습니다.”

정부 청사 공직자, 교육 공무원, 사업가 등으로 짜여진 임원진을 모아 오는 14일 발기인대회를 갖고 9월 창립을 목표로 한발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김 프로가 구상하는 협회는 엘리트(Elite)와 동호회로 나눠져 있다. 세종바둑협회는 엘리트, 세종생활체육 바둑연합회는 동호인 중심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엘리트 바둑 협회를 먼저 창립하고 6개월 뒤에 동호인 협회를 만들 예정입니다. 서두에서 말씀드렸지만 엘리트는 전국체전과 소년체전 참가 선수를 육성하는 조직으로 만들고 동호인 협회는 11개 이상 모임으로 각각 20여명씩 참여하도록 계획 중입니다.”

어떤 종목이든 선진국으로 갈수록 동호인 체육이 활성화되어 있다. 요컨대 생활 속에 녹아드는 활동을 통해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는 것이었다. 김 프로가 구상하는 세종시 바둑도 마찬가지였다. 사고력을 높이고 페어플레이(Fair play)정신을 길러주는 바둑을 통해 건강한 정신을 사회에 심어주겠다는 뜻이었다.

김 프로는 구체적인 사업으로 선수육성과 학교 팀 창단, 동호인 클럽 정기대회를 생각하고 있다.

“얼마 전 도담동에 갔더니 기원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해서 주인을 만났습니다. 적어도 행복도시에 첫 기원이 망하지 않게 하는 것도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봤습니다. 주인을 만나 동호인 대회를 이곳에서 개최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바둑 사랑이 기원의 흥망까지 걱정하기에 이르렀다. 행복도시 각 동마다 바둑인구는 약 1천여명, 이중 적극적인 사람은 100명으로 추산하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무총리 배 바둑대회개최를 세종시에 요청했는데 단칼에 ‘예산이 없어 못 합니다’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중앙에서 대부분 예산이 나오고 세종시에서는 1억여원이면 가능한데 안타까웠습니다. 세계 73개국에서 선수가 오고 당연히 방송중계는 물론 2천여명의 선수와 가족들이 오는 어린이 바둑대회로 함께 치루는 데 세종시에서는 아예 외면해버렸습니다.”

국무총리배 세계 바둑대회는 기다렸다는 듯이 강원도 인제에서 가져갔고 전북 부안에서는 3년간 개최권을 요구하고 있다. 내년 복숭아 축제와 연계해 바둑협회 창립 후 재추진할 예정이다.

김 프로는 “바둑은 창의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게 장점” 이라며 “세종시에 바둑문화 정착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프로는 바둑 팬들에게는 스타다. KBS 바둑대회와 각종 언론에서 재미있고쉬운 해설로 잘 알려져 있다. 천안 출생으로 8살 때 입문, 중학교 3학년 때 프로가 됐다. 2004년 전자랜드 왕중왕전 우승에 이어 입신인 9단에 올랐다. 2010년부터는 포스코 캠텍 프로팀 감독을 맡고 있다. (연락처) 010-4760-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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